주말을 맞아 바람 좀 쐴겸 잠실로 나들이를 다녀왔던 예전 포스팅이다. (2017/6/2)
잠실에서 10년 정도 살았던 나로써는 고향가는 마음이 든다하면 너무 오바일까?
평소에 '올라가보고 싶다' 노래를 불렀는데 가격이 너무 사악해 망설였었다.
오빠가 기분전환겸 올라가자! 해서 너무 신났다는. (히히)
전망대 매표소는 잠실역과 연결된 에비뉴엘 지하 1층에 위치해있다.
벽면에는 화려한 이미지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는데, 안쪽의 디스플레이에 비하면 이건 별거 없었다.
전망대에 올라 좋지 못한 전망을 관람하게 된다면 무척 속상할 것 같다.
그날의 날씨와 기상변화 및 가시거리에 대한 정보를 요약한 안내판이 매표소에 위치해있어 어띠까지 보이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오늘은 서해바다까지는 안보이나보다. (오빠는 서해바다가 보이는 날이 있을까? 라고 반문했다 ㅋㅋ)
그래도 상당히 맑은날인듯! 기대를 품고 표를 구매했다.
시간대별로 입장권이 나누어져있다.
아마도 사람이 많을때나, 단체관광객이 있을 경우 기다렸다가 들어가야하는 시스템인듯.
예전에 타이페이101에 올라갈때도 비슷했는데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어 무리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가격은 성인 1인당 27,000원.
FAST TRACK 이라는 초고속엘리베이터?? 를 타는 코스는 50,000원이었는데, 전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기본 입장료도 비싼듯..)
그래도 외국 관광지에서도 전망대 가격이 20-30달러 선인걸 보면 엄청 말도안되는 가격은 아닌듯.
오늘 하루 어디 여행 온 것처럼 생각하기로 매슈님과 자기최면 시작.
우오오엉아
드디어 입장!
엘리베이터가 바로 있을 줄 알았는데 뭔가 안에 꼬불꼬불 길이 많다.
전시관을 지나고, 에스컬레이터도 타고...
내부에는 특히 디스플레이 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엘리베이터 탑승 전까지 지루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다양한 영상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기존에 국내 관광지에서 유치하게 느껴졌던 영상과는 조금 달랐다.
누가 편집했는지 무척 고퀄리티?
유치하지 않아서 좋았고 뭐랄까 외국인 손님이 봐도 한국의 전통미 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내부의 영상도 서울N타워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내부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늘'을 주제로 시원하게 묘사한게 인상적.
다만 디스플레이 외에 지하에서는 별로 볼 것이 없었다. (ㅠㅠ 사진찍는것도 뭔가 허접...)
엘리베이터가 생각보다 엄청 빠른 속도로 올라가서 당황.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마주하는 저녁 노을에 2차 당황.
그리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저물어가는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인지 창문의 먼지가 강조되어서 3차 당황...
뭔가 입장과 동시에 '우와~' 하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마주한 더러운 창문에 실망.
그래도 그게 창문탓만은 아니고, 약간의 관리부실(청소)과 최근 심해진 미세먼지, 그리고 시간적으로 햇빛이 강하게 비춰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창문에 조금 실망을 하고 반대편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니,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스카이데크가!!
오빠는 엄청 뚜벅뚜벅 잘 갔는데... 나는 다리가 후덜거렸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저녁먹으러 내려갈까, 아니면 저녁노을이 지고 서울의 밤풍경도 좀 보고갈까 고민이 되었다.
가장 꼭대기 층인 123층에 라운지바가 있다고해서 고민고민. (가격도 엄청날것 같은..)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온게 아쉬워서 간단히 요기하고 가기로 결정!
둘다 배가 별로 안고파서 그럴 수 있었다.
라운지바는 주로 음료와 스낵 위주로 판매하는듯.
123 라운지는 생각보다 근사했고, 우리가 가장 원하던 전망이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창가에 자리가 남아서 굳! 겟!
창가가 아닌 자리였다면 가격적인 면에서나 퀄리티나 실망했을수도..
창가쪽에는 예약석도 받는 것 같았다.
샌드위치+음료 세트를 시켰는데, 덜렁 샌드위치만 나오면 어쩌나 조금 고민이었다.
다행히 감자칩과 샐러드가 조금 나와서 더 시키지 않아도 충분했다.
배가 고팠더라면 내려가서 뭔가 더 사먹었을 것만 같은...
해가 저문다.
자동차 불빛이 선명해지면서 도시가 화려해진다.
역시 다이나믹 코리아는 밤에 완성되는 걸까?
저녁까지 있길 잘 한 것 같다.
완전히 깜깜해진 서울의 전망은 처음의 깨끗하고 조용한 도시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어느쪽이 더 좋다 선택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서울을 상징하는 느낌은 아직까지 밤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래도 가로등과 자동차 불빛 외에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조금은...
모파상은 파리의 에펠탑이 보기 싫어 에펠탑 안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는데
어쩌면 나도 서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 안에 있어서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초고층 건물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롯데 신격호 회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모든 면에서는 아니지만 아무튼 열정은...)
이제 집에 가야할 시간.
뜻하지 않게 색소폰 연주도 듣고(우리는 연주자인 그녀가 롯데월드의 군악대는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샌드위치도 맛있게 먹고 잘 놀고 갑니닷.
나가면서 여기가 펜트하우스였다면 진짜 멋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내려왔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여느 관광지처럼 기념품점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나는 이런 구조를 보면 늘 아쿠아리움이 떠오르는데, 뭔가 다 보고 이제 집에가자~ 하는 순간에 다시 볼거리가 생긴 느낌이다.
여러가지 다양한 소품, 엽서, 구경꺼리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 것은 잠실역 마크를 모티브로 만든 파우치와 수저세트.
너무 충격적이어서 처음에는 이런걸 누가사ㅋㅋㅋ 오빠와 둘이 막 웃다가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우리도 외국가서 예쁜 모양의 단어나, 마크를 의미없이 순수히 디자인만 보고 사기도 하는구나...
어쩌면 외국인 눈에는 꽤나 근사한 (심지어 방문했던 장소를 상징하는 의미있는) 기념품이 될 수도.
재미있는 구경이었다.